
창귀
- 수소 @suso100797
파이브벤
|56
|유혈묘사, 욕설이 있습니다.
|창귀 정의 : 한국고전용어사전
창귀라고 아는가?
창귀란,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혼(魂).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고 호랑이에게 예속되어 호랑이가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닐 때 앞장 서서 먹이를 찾아 준다.
이 이야기는, 조선시대 호랑이 잡이로는 따라올 자가 없었던 착호군(착호갑사捉虎甲士)의 1군으로 자리매김한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청년은 어렸다. 역대 착호군 중에서 가장 어렸다. 그는 어리숙한 외모로 호랑이의 피를 온 사방에 묻히곤 했다. 조선의 장정들만 모인다는 착호군에서 그는 가장 여린 편이었다. 키는 그리 큰 편이 아니었으며, 덩치 또한 그러했다. 칼의 날보다도 그 팔은 말랐으며, 키는 장창의 반도 안 되어보였다. 하지만 그 흰 피부 아래 자리잡은 근육은 단단했으며 언제나 달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청년의 성격에 대해 말해보자면, 모질기 그지 없었다. 규율을 어기고 단독행동하기는 일수고, 그렇게 잡아온 호랑이는 단연코 자신의 것이라며 단 한 푼도 나눠주지 않았다. 백성들이나 다른 착호군들은 혀를 차면서도 그려러니, 했다. 어린 놈이 제 형제까지 잃고 어쩌겠는가.
그 청년에게는 어린 동생이 있다고, 어느날 청년은 입을 열어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나이차는 그리 나지 않았지만, 어릴 때 죽어버려서 그만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어린 아이가 집안에 있었다고 한다. 그 아이는 총명하고 올곧은 눈을 지니고 있어서 분명히 큰 사람이 될거라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했다고 한다.
아이가 살아있을 적의 일이었다.아이는 청년과 함께 놀고 있었다. 따뜻한 봄이었다.
"형님, 창귀란걸 아십니까?"
아이는 물었다. 청년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요놈이, 그런건 어디서 배워서 그런 말을 입에 담느냐?"
"책에서 읽었사옵니다."
청년은 감복하듯 웃으며 말했다.
"허허, 제 아무리 글을 빨리 깨쳐도 그런건 읽으면 안되는거다."
청년이 아이의 머리를 콩 때렸다. 장난스러운 웃음이 한차례 지나가고 아이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 창귀란 놈이 말이죠, 호랑이에게 물려죽은 귀신이랍디다."
"그러냐?"
"예, 형님. 그래서 이 호랑이 꼬리에 붙어서는 사람들이 어디있는지 알려주면서 사냥을 도와준답디다. 그런데 이 창귀란 놈이, 의외로 실체도 있는 놈이라서 다시 한 번 자신을 죽인 호랑이한테 또 죽임을 당하면,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호오, 그래?"
"예. 그치만 제가 생각해보았을 때 그게 어려운 것이, 창귀는 꼬리에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담, 호랑이가 제 꼬리을 잡지 않는 한 그게 힘들단 말이지 않습니까?"
"허허, 그렇기도 하겠구나. 이 영특한 놈이, 좋아. 오늘은 내 너를 데리고 장이 나가주마."
"정말입니까, 형님?"
"그래! 한 번 나가보자! 먹고싶은게 무어냐?"
"아, 저는 예전부터…"
그렇게 둘이 장을 나갔다. 온갖 물건들을 눈에 담아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렇기 둘은 해가 질 때까지 함께 놀다왔다. 그리고 다시 밤이 찾아왔을 때, 남아있는건 한 명 뿐이었다.
집채만한 호랑이가 집어갔다고 사람들은 증언했다. 동생을 집에서 잠깐 기다리라고 데려다주고 청년은 심부름을 갔다왔다. 핏방울이 떨어져있었다. 청년은 그곳에 있어주지 못했다.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 청년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그때부터 청년의 마음은 잿빛으로 물들어 칼을 갈고, 창질을 하고, 화살촉을 갈았는지도 모른다. 그게 이 청년이 착호군에 지원한 이유였다.
수석으로 갑사(조선시대의 정규부대), 그리고 착호갑사(호랑이를 잡기 위한 군대. 갑사 중에서 뽑았다.)에 임명된 청년은 실력 역시 인증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직접 그의 무술을 본 사람의 말에 따르면, 그는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 창을 휘두르고 그 강물 속의 한 물줄기를 벨 듯이 칼을 휘두르며, 그 물줄기 속의 송사리 하나를 화살로 꿰뚫을만한 실력을 가졌다고 한다. 그것을 과장이라고 평했던 사람들조차도 실제로 그가 호랑이를 잡는 모습을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가 호랑이를 사냥할 때, 그는 마치 한 명의 인격체를 대하는 듯 했다. 한 사람을 죽이는 듯이 사냥했다는 뜻이다. 아슬아슬하게 그 무거운 앞발을 피해 옆구리에 창을 꽂고, 화살로 안면을 흉이 지게 한 후 도끼로 창을 박았던 자리를 다시 박았다. 수차례 목을 가격하고 피를 튀기고 나서야 그는 앞다리, 뒷다리를 굵다랗고 튼튼한 참나무 나뭇가지에 묶고 마을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사냥개같은 미끼도 필요없었고, 동료들도 필요없었다. 산에 올라간지 2주 내지 3주 정도 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는 호랑이를 가지고 내려왔고, 날을 갈고는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그렇게해서 청년이 잡은 호랑이만 해도 몇십 마리 될 것이다. 그는 호랑이를 무서워한 적이 단 한 번도, 단 한 번도 없었다. 노란 황금의 눈, 어쩌면 맹수의 것으로도 보이는 그 눈은 당당하게 금수의 눈과 마주쳤다.
그가 처음으로 호랑이를 무서워하게 된 건 어느 겨울날이었다. 귀가 떨어져나갈만큼 추웠고, 저번 겨울보다도, 아니. 이전의 그 어떤 겨울들보다도 더 춥다며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다. 파이브는 그리 보온의 효과를 하지 못하는 볼끼의 끈을 단단히 죄고는 헝겊으로 입가를 가리며 무기를 갈았다. 처음은 도끼, 그다음은 창, 마지막으로는 화살촉. 모든 장비를 정리한 그는 그 무기들을 등에 지고 이리저리 몸을 흔들어보았다. 그는 옆에 놓여있는 나무 궤짝을 마지막으로 몸에 차고는 길을 나섰다. 그가 길을 걸을 때마다, 발을 한 발 뗄 때마다 어린 아이들은 조르르 달려와서는 자신의 집 지붕에 달린 고드름을 따 하나씩 넣어주는 것이었다. 겨울에는 입김조차 위험했다. 얼음이라도 물지 않으면 언제 그 호랑이가 입김을 볼지 몰랐다. 그렇게 궤짝이 얼음과 눈으로 가득 찼을 때쯤, 파이브는 도성을 나섰다.
호랑이를 잡을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물론 호랑이라는 점도 있지만, 날씨가 큰 조건을 차지하기도 했다. 봄에는 녹아가는 눈과 꽃가루가 발자국을 호랑이에게 보여줬고, 여름에는 땀냄새에 거센 숨이 호랑이의 코와 귀에 닿았다. 낙엽은 호랑이의 서신과도 마찬가지였다. 겨울 역시 비슷했다. 손은 전부 부르터서 쩍쩍 갈라진채로 흰색을 띄고, 몸은 차가워진 탓에 잘 움직이지 못했다. 소리도 다른 계절에 비하면 더 잘 들렸다. 입김 역시 큰 문제가 되곤 했다. 얼음을 물면 그나마 해결되는 편에 속하는 입김에 비하면 눈에 찍힌 발자국은 어쩔 수 없었다.
산은 호랑이가 사는 곳이었다. 자신의 발톱을 긁고, 일용할 양식을 얻고, 자신의 몸처럼 능수능란히 다룰 수 있는 곳이 산이었다. 산은 호랑이 그 자체라 보아도 무방했다. 그런 산에 사람이 들어가 그곳을 헤집어본들 하더라도 얼마나 헤집을 수 있겠는가, 그들은 산에서 태어나 산에서 살고 산에서 죽는데. 산의 아들이자 그 자체인 호랑이가 사냥을 할 때면, 천지만물이 그 금수를 도와주는 듯 했다. 인간은 그 사나운 자연환경에서 짐승을 잡아야했다. 그것도 가장 사나운 짐승을.
청년은 산을 오르고 또 올랐다. 자신이 묶어둔 붉은 천을 찾아 눈밭을 헤맸다. 나뭇가지에 걸린 붉은 천을 투둑 뜯어 자신의 안주머니에 넣은 청년은 다시 산을 올랐다. 눈은 예외 하나 없이 하얬다. 겨울 산 속, 특히 눈 쌓인 산에서는 길을 잃기 십상이었다. 그는 천천히 다른 나뭇가지들에 천을 하나하나 걸어두며 길을 나아갔다. 올 때 이 길을 따라오지 않는다면 아마 물려죽는 것이 아니라 길을 잃어 죽을 것이다. 산의 중턱쯤 왔을 때, 청년은 자신이 하던대로 일을 시작했다. 이에 얼음을 물고, 도끼를 한 손에 쥐고, 활을 반대손에 쥐고. 화살들은 등에 있었고, 장창을 허리께에 매달려있었다. 고요한 낮이었다.
그가 계속해서 산을 뒤지고 있을 그때, 그는 미묘한 사냥꾼의 직감이 그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을 느꼈다. 그는 도끼를 다잡았다. 호랑이와 싸워서 승부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정면승부밖에 없었다. 그 큰 그림자가 자신의 등 뒤에서 다가온다면, 명복이나 빌어야했다. 모든게 준비되었다. 그순간, 청년의 귀에 잡힌 소리는 약한 사람의 목소리였다.
“저기요…”
“누구시죠, 산 속은 위험합…”
청년이 돌면서 입을 뗐을 때, 그는 다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사람은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사람이 몸을 숨길 수 있을 정도로 큰 나무가 있지도 않았고, 온통 눈밭 이라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보일 곳이다. 청년은 다급하게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없었다. 그의 눈이 증명했다. 청년은 두 눈을 부비며 다시금 전진했다.
위와 같은 상황은 호랑이를 잡는 2주 내내 지속되었다. 저기요, 혹은 죄송한데요 등등의 실례를 무릅쓰는 말을 하고는 그 사람(사람이 아닐지도 몰랐다)은 사라졌다. 슬슬 청년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호랑이는 단서조차 남기지 않았고, 웬 악귀나 붙어버린 것 같았다. 산에서 죽어버린 사람이 한 둘이어야지. 청년은 겁없이 하루하루를 지냈다. 그에게는 귀신조차도 무서운게 아니었다.
정확하게 셋째 주의 마지막날, 그는 마침내 찾아낸 호랑이의 실수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얼음도 거의 다 떨어져갔다. 시간도 늦은 편이었다. 오늘 잡지 않으면 늦게 도착할 뿐더러 손에 고기 한 점 못 쥐고 돌아갈 터였다. 오늘은 잡아야했다, 오늘은. 청년은 천천히 경계태세를 취했다. 기척이 느껴졌다. 잔뜩 벼려진 의식의 날은 곧장이라도 호랑이를 꿰뚫을 것 같았다.
그때,
"...저기요,"
그 빌어먹을 목소리가 한 번 더 청년의 귀에 잡혔다. 청년은 인상을 콱 찌푸리고는 반드시 저 호로새끼 대가리에 화살을 꽂아주리라 다짐했다. 그렇게 뒤돌아봤을 때, 그는 마침내 한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 오도카니 눈밭에 서서 미동도 않는 사람을.
"자넨 누군가?"
"그건 알 필요 없습니다."
"뭐?"
"당신은 내가 누군지 아시나요?"
"모르지, 당연히."
청년은 의문에 당황해하며 대답했다. 그 사람은 안도의 것인지 모를 한숨을 쉬었다.
"그런가요...기다렸습니다."
"날? 날 기다렸다니…"
"호랑이를 잡으실 때를요, 정확하게 말하면 절 잡아먹은 호랑이지만."
"그게 무슨…"
"아직 배우시려면 한철 남았습니다. 포기하세요."
"조용히 안 해?"
청년의 언성에서 그 사람은 피식 웃어보일 뿐이었다. 청년의 머리꼭지는 날아가기 직전이었다. 청년은 문득 떠오른 듯 그 사람에게 말했다.
"그러고보니까, 내가 이 산에 들어왔을 때부터 쟁알거렸던게 니 놈이냐?"
"맞습니다."
"이런 미친 놈 같으니라고, 네가 지금 날 얼마나 열받게 하는지는 알고 그런 말을 하는거냐? 보아하니 호랑이에 물려죽은 창귀인 것 같은데, 곧 있으면 호랑이라도 올 판이겠구나."
"어찌 아셨는지요,나으리는."
"하, 돌아버리겠네. 그 입 다물도록 하여라!"
"싫습니다."
"뭐라?"
"싫다고 했습니다, 형님."
형님? 청년은 급하게 바뀐 호칭이 의아스러웠다. 그러고보니 방금전까지만 해도 한껏 여유를 부리던 사람이, 지금은 안절부절해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청년은 다급하게 활시위에 활을 끼웠다.
"호랑이가 오느냐?"
"예, 형님."
"...대관절 어째서 넌 나를 형님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냐."
"형님이니 형님이라 부르지요."
뭐?
청년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혀갔다. 형님이라고? 호랑이에 물려죽었다고? 그렇담 이놈이...청년의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단지 추위 때문만은 아니니라.
"...네가 내 동생이라면, 증명해보아라."
"제 죽음을 형님께서 지키지 못한 것, 이정도면 될까요."
"...네가 정녕 내 아우란 말, 그래. 그리도 원망스러워서 지금에서야 날 찾아온게냐."
청년은 입안의 씁쓸함을 느끼며 말했다. 그러나 아우의 답변은 달랐다.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형님 살리러 기껏 달려왔구만."
"뭐?"
"형님, 잘 들으십시오."
아우는 다급하게 청년의 눈을 마주했다. 어깨를 콱 잡고 몸을 자신의 쪽으로 돌렸다. 청년의 눈에는 당황한 기색이 한가득이었다. 찬 바람이 한 사람만의 볼을 긁었다.
"앞으로 호랑이잡이란 하지도 마십시오. 전국의 호랑이들이 형님 하나 잡겠다고 이를 갈고 있습니다. 부디 몸 보전하시고, 다친 곳 하나 없이 성히 돌아가셔야 합니다. 빨간 수건을 찾으십시오, 형님이 묶으신 그 끈 말입니다."
"뭐, 뭐라하는 것이냐,"
"지금 가셔야합니다. 그 놈이 옵니다."
"그 놈이라면 널 죽인 놈이 아니냐?! 내 지금이라도 그놈 숨통을,"
"제 말을 뭘로 들으신 겁니까! 앞으로 호랑이랑 만날 일 하나 없이 지내십시오, 지금부터! 제 걱정일랑 하덜 말고!"
"아우야…"
아우는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흐르는 눈물을 청년은 보지 못했다.
"이제 가십시오, 정말 위험합니다."
"잠깐, 아우야! 나는 너를 살려야한다!! 그 빌어먹을 호랑이에게서 나오거라!!"
"형님, 가십시오! 가셔야합니다!!"
"아우야!! 내 무엇을 바쳐서라도 너를 데려갈 것이다, 그러니 어서,"
"형님!!"
"너와 나눌 얘기가 아직 하고 많지 않으냐, 어서 산을 내려가자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형님께서 말씀하셨잖습니까!"
"그러니까…!"
청년은 자신의 옆에서 맹렬한 기세로 다가오는 호랑이를 보지 못했다. 앞발은 다가왔고, 더 가까이 다가와서는,
퍽.
청년은 힘없이 눈밭을 뒹굴었다. 비탈길에 쓸려 내려가기를 한참, 청년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산 중턱까지 내려온 모양새였다. 정신을 차리고서도 아우가 자신을 밀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다리에 겨우 힘을 줘가며 청년은 일어났다. 옆 나무에 걸린 붉은 헝겁을 떼어내며 눈물 한 방울도 톡 떨어졌다.
그 청년이 아무런 소득도 없이 마을에 돌아온건 처음이었다. 사람들은 전부 그의 이야기를 듣고는 토닥이며 위로해줬지만, 그게 다였다. 청년은 천천히 지친 몸을 이끌고 그저 주막집 문 앞에 쓰러졌을 뿐이다. 사람들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이끌렸다.
웅성거리는 소리에 주막집에서 깬 청년은 부스스한 몰골로 일어나며 문을 나섰다. 바람이 아직도 찼다. 인상을 찡그리며 그는 나왔다. 웅성거림 속에서 그는 겨우 한 목소리만을 잡아낼 수 있었다.
"아이요!! 박씨댁이 아이를 낳았소!! 사내요!!"
청년은 그 소리를 듣고 군중 속으로 힘 없는 발걸음을 향했다. 마치 홀리듯 다가간 집에서는 아이 하나가 포대에 싸여서는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나왔다. 그 검은 눈은 마치 누군가를 똑 닮은 듯 했다.
"...그런데 이 창귀란 놈이, 의외로 실체도 있는 놈이라서 다시 한 번 자신을 죽인 호랑이한테 죽임을 당하면,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그래, 네가 바로 창귀였구나…"
청년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똑 떨어졌다.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을 때에도, 아무런 대답 없이 그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웃음지었다. 평생 저 아이를 지켜주리라, 청년은 다짐했다. 다시는 호랑이가 저 아이를 잡아가지 못하게.